HAN JAE YEOL   한재열

한재열(b.1983)의 예술 세계는 2010년 대지진으로 황량해진 아이티에 파병을 갔던 기억에서부터 출발한다. 극단적으로 몰아치는 생과 사의 갈림길 속에서 수많은 삶을 마주친 그는 얼굴이라는 지극히 개성적인 부위에 익명성을 부여한다. 그래서 한재열이 그려낸 초상은 그 누구도 특정하지 않는 무(無)의 상징이다.

그러나 누구도 특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곧 누구나 특정될 수 있음과 동일한 의미로서 유(有)의 개념으로도 존재한다. 따라서 somebody에서 nobody로, 그리고 nobody에서 anybody로 확장되는 반추상의 초상은 자신과 타자의 경계를 허물며 ‘우리’라는 군상으로 거듭난다.


인간의 신체 중 가장 개인적이자 상징적 부위인 얼굴에 모든 상징을 배제한 채 원색적 잔상만을 남기던 그는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이미지에 서사를 부여한다. 얼굴이라는 확대된 일부에 집중하던 시선을 확장해 신체의 전반을 관조하며 존재와 비존재를 향한 무수한 질문을 던진다. 따라서 한재열의 예술 세계는 상충하는 두 세계를 하나의 선상에 놓음으로써 발생하는 스파크를 통해 이미지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시도로 가득 차있다.


“미술은 결국 특정한 감정이나 생각을 상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한재열은 아무것도 특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불특정성은 오히려 감상자가 특정한 누군가를 상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그래서 한재열의 회화는 감상자가 캔버스 밖에서 작품을 관망하는 1차원적인 감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그가 그림을 통해 제시한 익명의 인물에 특정한 대상을 투영함으로써 감상자는 무생물이었던 이미지를 실존하는 초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한재열은 자신이 내린 미술의 정의가 의미를 위한 의미가 아님을 작품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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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 Jae Yeol (b.1983) begins his artistic world with memories of being deployed as a troop to the devastated Haiti after the earthquake. Amidst the extreme divergence of life and death, he encounters numerous existences, ultimately bestowing anonymity upon the highly individualistic feature of the face. Therefore, the portraits depicted by Han Jae Yeol symbolize the essence of nothingness (無), as they do not specify anyone in particular.


However, the fact that no one is specified also implies the concept of potentiality (有), where anyone can be identified. Thus, a semiabstract portraits expand from somebody to nobody, and from nobody to anybody, breaking the boundaries between oneself and others, ultimately becoming a collective figure known as "us."


Previously focusing solely on the face, the most personal and symbolic part of the human body, Han Jae Yeol now infuses narratives into images, going beyond the exclusion of all symbolism and leaving vibrant traces. Expanding the gaze from the face, he explores the entirety of the body, posing countless questions about existence and non-existence. Therefore, Han Jae Yeol's artistic world is filled with attempts to approach the essence of an image through a spark occurred by placing conflicting worlds on the same plane.


"Art ultimately serves to evoke specific emotions or thoughts."


Han Jae Yeol does not specify anything. However, this lack of specificity compels the viewer to recall someone specific. Thus, Han Jae Yeol's paintings are far from the one-dimensional observation of artwork from outside the canvas. By projecting specific subjects onto the anonymous figures presented in his paintings, the viewer perceives the once inanimate images as real portraits. Through his artwork, Han Jae Yeol demonstrates that his definition of art is not for the sake of meaning it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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