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SHI 켄시
내가 생각하는 예술은 함께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에 있다. 그 무언가는 개개인이 살아온 삶 속에 녹아있는 응축된 감정이 될 수도, 찰나의 휴식과 영감이 될 수도 있으며 작업실에 놓여있는 팔레트처럼 참으로 가지각색이다. 가장 큰 매력은 창작자와 관람자가 그 순간 서로가 나누는 교감은 항상 큰 희열과 짙은 여운을 남긴다는 것이다.
나의 작업들은 시작부터 20세기 사실주의를 벗어난 큐비즘(cubism)에 영향을 받은 것이 기반이었다. 사진과 다르게 회화에 있어서 내가 주체적으로 현실과 다른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화면 속 여러 각도의 얼굴과 현실적으로는 모순되는 형태의 실제 대상이 없는 추상 인물화를 작업 해왔으며, 더 나아가 평면과 입체, 구상과 추상 사이에서의 조화로움을 지향하는 작품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사람'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흔히 마주치고 서로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는 그런 존재이다. 그렇기에 나의 붓끝에서 태어나는 새로운 차원의 인물들이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로서 무언가를 함께 교감하고 나누길 항상 고대하며 작업한다.
시간이 흘러도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처럼 나의 작품이 불현듯 떠오른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35 x 23.5cm, Oil bar on linen, 2017
35 x 23.5cm, Oil bar on linen,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