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NIVAL OF LOVE 카니발 오브 러브

인간은 관계 안에서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적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사회의 이상을 자신의 이상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새가 알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투쟁하듯이 우리 또한 틀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을 반복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육체적 성장과 정신적 성숙을 동시에 요구받는 일이다. 그러나 평생을 세상의 잣대 속에서 살아온 이가 오롯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김재이 개인전 <Carnival of love>는 이러한 질문에서부터 시작한다.

광대 분장을 한 앳된 얼굴의 소녀는 화면 너머를 뚫어질 듯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의 표정에선 어떠한 감정도 읽을 수 없다. 세상에 중심을 두었기에 자신을 잃었던 시절은 공허로 남아 무상을 지우기 위한 끝없는 덧칠로 가득하다.


갤러리 X2는 <Carnival of love>를 통해 카니발 속으로 감상자를 초대한다. 화려함 뒤에 고독을 숨긴 채 일시적 즐거움으로 무장한 카니발은 내면의 빈곤이 도피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그러나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것을 외면하는 것은 오히려 외로움을 증폭시킬 뿐이다. 

하지만 가족, 연인, 친구로도 채울 수 없는 내 몫의 외로움이 있다. 그래서 김재이는 이 고독을 자기 자신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바라본다. 내면의 결핍에 직면해야만 자신을 가둔 세계를 깨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이의 카니발은 상반된 감정과 경험을 동시에 담고 있다. 카니발에서의 순간은 분명 매혹적이지만 그 안에는 분장으로 가려진 인생의 희비가 녹아있다. 이제 소녀는 자신을 구속하던 세계를 벗어나 맨얼굴의 자신을 만난다. 서툴고 어색한 첫 대면은 부끄럽지만 위대한 도약의 순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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