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COLORED BY LIGHT: 빛이 그린 그림
"영원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여정 속에서, 난 마치 어린아이들과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서 영원을 기대한다.
누구나 잃고 싶지 않은 기억이나 감정을 품고 있으며, 그것을 보물처럼 간직하고자 하는 욕망은 내면 깊은 곳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영원에 대한 기대는 끝없는 갈망이며, 동시에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것을 향한 희망이기도 하다.
영원이란 말을 아직 많은 이들과 나누어보지 못했기에 영원은 때로 고독과 함께 찾아오지만, 그 고독은 쓸쓸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고독은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자, 그림과 함께하는 순간들 속에서 익숙함으로 변화해 간다. 고독이라는 감정도, 그것을 표현하는 그림도 더 이상 슬픔이 아닌, 오히려 내면의 평온함을 선사하는 동반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 익숙함 속에서 나는 고독을 즐기며, 그 안에서 진정한 낭만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림으로서 영원을 남긴다는 것은 작업자로서(내겐) 가장 큰 의의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은 끊임없이 흘러가지만, 그 순간의 감정과 경험은 시간의 흐름을 초월해 그림 속에 영원히 머물러 있기에. 나에게 그림은 단순한 표현의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영원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로서 끊임없이 품어온 '영원'이라는 두 글자에서 출발하여, 나뭇가지처럼 뻗어 나가는 감정들에 충실한 작품들을 관객들과 함께 느끼고자 한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는 이 순간도 영원의 한 조각이 되길 바라며.